[JTN뉴스 윤보라 기자] 12월 10일 개봉일을 확정한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다잉' 속 아름다운 음악과 한국인 첼리스트 박새롬의 출연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말 극장가를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로 가득 채울 영화 '다잉' 속 음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잉'은 ‘죽음(Dying)’이란 교향곡을 준비하던 오케스트라 지휘자 ‘톰’이 죽음을 앞둔 가족과 친구들을 마주하며 삶의 선율을 완성해 가는 이야기.

여섯 개의 챕터를 통해 비극과 희극을 넘나드는 감정의 파도를 선사하는 '다잉'은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선율로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했던 '서부전선 이상 없다', 영원한 프리마돈나 마리아 칼라스의 마지막 일주일을 담은 '마리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 '퍼펙트 데이즈' 등 사운드가 돋보이는 다양한 영화에 참여하였고 세계 사운드트랙 아카데미의 자문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영화 음악감독 밀레나 페스만이 '다잉'에 합류하였다 또한 영화 속에서 연주되는 교향곡은 독일 영화상에서 음악상을 3회나 수상한 유명 작곡가 로렌츠 당엘이 맡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 ‘톰 루니스’를 연기하는 배우 라스 아이딩어는 지휘자라는 자신의 캐릭터에 걸맞게 영화 속에서 직접 오케스트라 지휘까지 소화하며 극에 사실감을 더한다.

'다잉'에서 또 눈여겨볼만한 것은 한국인 첼리스트 박새롬이 오케스트라 단원이자 작곡가 ‘베르나르’의 애인 ‘미도’역을 연기하는 배우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한 그는 열두 살에 첼로를 배우기 시작해, 열다섯 살에 모스크바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솔리스트로 데뷔했다. 이후 독일 에센의 폴크방 예술대학교에서 조영창과 안드레아스 라이너에게 사사했고, 현재 함부르크에 기반한 앙상블 레조난츠의 수석 첼리스트이자 솔리스트, 또 실내악 연주자로서 유럽 각지의 주요 무대와 국제 음악제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잉'을 통해 무대 밖으로도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한 그는 환상적인 첼로 연주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개봉에 앞서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는 '다잉'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촬영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영화 '다잉'을 곧 만나게 될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등을 전했다. '다잉' 촬영을 위해 첼로를 할 수 있는 아시아인 여성을 찾는다는 메일을 받고 오디션에 참가하게 된 첼리스트 박새롬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마티아스 글라스너 감독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두 시간 가까이 삶과 죽음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던 점을 먼저 언급했다. 대화를 통해 그는 감독이 영화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으며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작곡가 ‘베르나르’의 애인인 ‘미도’ 역할에 대해서는 실제 자신의 모습과 놀랄만큼 닮았다고 느꼈으며 감독 역시 박새롬을 포함한 모든 배우들에게 “당신이 실제 이 인물이라면 어떨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그 캐릭터가 되어 촬영장에 와달라”라는 부탁을 받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정식으로 연기를 배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촬영 첫날 감정적으로 가장 복잡하면서 많은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신을 촬영해야 했는데, 주인공 ‘톰 루니스’를 연기한 배우 라스 아이딩어가 같은 날 자신이 실제 뮤지션들 앞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해내야 했던 것을 이야기하면서 큰 응원을 건넸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마지막으로 12월 10일 극장에서 '다잉'을 만나게 될 한국 관객들에게는 “언어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생소할 수 있는 독일 영화인데요, 그 껄끄러움을 잠시 잊고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인간이란 결국 삶과 죽음, 그 경계에서 방황하는 무언가이며, 그 무수한 인생을 조금은 따스한 눈길로 보듬고 살아낼 때, 우리 모두는 결국 존재한다는, 어떻게 보면 조금은 철학적인 사색을 마티아스 글라스너라는 사람의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라는 따뜻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삶의 파노라마와 감정의 파도를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음악으로 담아낸 뮤직 시네마 '다잉'은 12월 10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윤보라 기자 boran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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