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윤보라 기자] 한 명이 죽어야만 살 수 있는 샴쌍둥이처럼, ‘일도’와 ‘이도’가 서로의 인생을 차지하기 위해 악인들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 액션 느와르 '천국은 없다'가 극 중 ‘삼촌’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발산한 정민성의 활약에 힘입어 관객들의 기대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영화 '천국은 없다'는 인간성의 경계가 무너진 세계, 서로 다른 욕망으로 얽힌 인물들이 펼치는 치열한 생존과 복수의 서사를 담은 액션 느와르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정민성이 ‘삼촌’ 역으로 서늘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보인다. 2000년 영화 '박하사탕'으로 데뷔 후, '작전', '황해', '신세계', '아저씨' 등에서 경찰과 형사 역할을 소화하며 ‘경찰공무원 전문 배우’로 주목받아온 그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억울하게 수감된 40대 가장 ‘고박사’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을 통해 특수부 부장 검사 역으로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 그가 '천국은 없다'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감정 없는 목소리와 차가운 눈빛으로 ‘악의 결정체’라 불릴 만한 캐릭터를 완성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삼촌’은 주인공 이도와 우식의 곁에서 가족인 양 행동하지만, 실상은 장기 밀매를 비롯한 불법 행위를 조종하는 냉혹한 인물이다. 항상 ‘삼촌’이라는 글자가 적힌 모자를 쓰고 다니며 친근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의 말과 행동은 늘 상대를 압박하고 지배하려는 위협으로 가득 차 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차분한 외면 뒤에는 사람을 무자비하게 조종하는 서늘한 폭력성이 숨어 있으며 직접 장기를 적출하는 것에도 전혀 망설임이 없는 ‘절대악’의 축으로 군림한다. 예측 불가한 언행과 서늘한 존재감으로 극의 전반을 압도하며 인물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정민성은 “‘삼촌’은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이다. 감정이 거의 없는 캐릭터라 처음엔 접근이 쉽지 않았다. 어떻게 감정 없이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말보다 눈빛, 숨소리, 표정 같은 미세한 표현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이며 내면의 악을 구현하기 위한 디테일한 연기 접근을 설명했다. 특히 “대사가 많지 않아 오히려 무표정 속에 숨어 있는 긴장감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삼촌’은 존재만으로도 숨 막히는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캐릭터다.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하루에 찍어야 할 분량이 많아서 지칠 법도 했지만, 감독님이 명확한 디렉션을 주셔서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편한 현장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절제된 에너지로 인물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든 정민성의 연기는 '천국은 없다' 속에서 가장 서늘하고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섬뜩한 존재감으로 극을 압도하는 정민성의 연기가 기대를 모으는 '천국은 없다'는 6월 2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윤보라 기자 borano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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